생리대 지원이 필요한 여자아이들의 좌절감
2016년 사회적 큰 파장이 일어난다. 사람들은 두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했다. 이게 대한민국 여학생의 현실이라니.. 한탄 섞인 푸념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깔창 생리대 파동이다.
사회 사각지대의 구석에 몰린 여자 아이들이었다. 부모의 부재, 병치레, 가난등 다양한 이유에서였다. 여학생들은 월경이 시작되었지만 생리대를 살 돈이 없었다. 그렇게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사용했다.
이 사실은 우연히 대한민국 사회에 알려졌다.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인 것처럼 가슴 아파했다.그렇게 어려움에 처한 여자아이들에게 관심이 쏠렸다. 순수하게 돕고 싶은 마음이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큰 슬픔을 느껴야 했다. 생각보다 많은 여학생들이 같은 처지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살만하다는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그간 속상했을 아이들은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는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두 손 들고 여자 아이들을 돕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려움은 극복되는 듯 보였다. 그 후 8년의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걷는 여학생들이 보인다.
아이들의 처지를 모르는 일각에서는 묻는다. "여전히 생리대 지원이 필요한가? 생리대가 없는 아이들이 아직도 있나?"라고 물었다.
상식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다. 대한민국은 OECD국가들 중 당당히 경제국으로 순위권에 속해 있다. 또, 주변을 잠시 둘러보면 부족해 보이는 사람이 없다.
핸드폰을 열어 SNS를 켜보라. 자신이 가진 재산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또, MZ세대들은 최근 유행을 따라 하며 자신의 재능을 뽐낸다. SNS 속 아이들은 어떤가? 모두 행복한 모습이다. 온라인 속 대한민국은 천국이다.
하지만 같은 시간 속 지옥에 살고 있는 여자 아이들이 있다. 이미 자존감과 자신감은 찾아볼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이 아이들도 SNS를 볼 것이다. 화려한 타인의 삶을 보며 질투나 부러움 조차 갖지 못한다.
이미 자신과 다른 세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너무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부와 지원단체는 꾸준히 생리대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턱 없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한다.
그만큼 도움이 필요한 여자 아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아이들은 누구에도 말 못 할 고민에 매일 매 순간을 신음한다. 아이들과 같은 입장이라 생각해 보았다. 나조차도 입을 떼기 힘들겠다.
이런 아이들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는 지원단체들이다. 그들도 여성이자, 여성의 남편이며, 친구가 있고, 자녀가 있다.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도왔다. 하지만 사각지대 구석 끝에 위치한 아이들까지 손이 미치지 못했다.
안산선부 지역아동센터장
서류상 조건에 맞는 아이들은 지원을 받고 있어요.
하지만 사각지대에 있는 친구들도 도움이 간절하거든요.
A 지역아동센터장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은 경제적으로 특히
어려워서 월경용품을 넉넉하게 구입하기 힘들어요.
생리대를 자주 교체하지 못하다 보니,
냄새가 나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늪지대에 빠져 잠겨가는 아이들에게 손을 뻗었지만 손끝이 닫지 않는다. 이제는 루프나 긴 장대를 던져줘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가파른 물가 상승은 아이들의 목을 졸랐다. 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더 많이 낳았다. 간신히 버티던 저소득층 아이들 조차 궁지에 몰린 것이다.
한 달에 최소 30개의 생리대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한 개도 없다면 어떡해야 할까? 주머니를 몇 번이고 뒤져봐도 먼지뿐이다. 생리대를 살 돈이 없다면 어떡해야 할까? 깔창 생리대가 이해되는 상황이다.
지속된 금전적 결핍과 갈증이 아이들을 범죄의 길로 인도한다. 천국 같은 삶을 살아야 할 아이들이다. 하지만 지옥을 겪으며 더 깊은 지옥 속으로 빠져드는 대한민국이다.
더 큰 사회적 문제는 이 같은 아이들의 처지를 이용하는 인간들이다. 아이들의 고통을 이용해 악순환을 생산한다. 그렇게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아이들의 탓으로 돌린다.
어리고, 여자이며,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강자에겐 대치한다. 하지만 힘없는 약자에겐 지독하리 만큼 악랄해진다. 그러면서 자기 가족에겐 끔찍하다.
아이들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신변도 중요한 이유다. 복지 지원단체가 이런 부분도 생각해 주길 바란다.
부담되는 생리대 가격
한 여학생은 작은 슈퍼를 방문했다. 생리대를 들어다 놨다를 반복한다. 하지만 생리대를 사지 못하고 슈퍼를 나왔다. 너무 비쌌기 때문이었다.
여학생은 말했다.
제가 친구들에게 말을 걸면,
눈치채고 생리대를 꺼내 줘요.
생리대를 건네주는 표정이 너무 차가워서,
이제는 말을 거는 것조차 망설여져요.
누가 이 여학생의 수치심과 모멸감의 무게를 이해할 수 있을까.
2021년도 전국 청소년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만 11세 ~ 24세 청소년 1,234명이었다. 월경 용품 가격에 부담을 느껴 구입을 망설이는 아이들이 75%나 나온다. 너무도 놀라운 통계다.
1,200여 명의 통계수치는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로 휘청였다. 2024년이 되었지만 지금도 경제복구에 힘쓰고 있다.
국가적 재난은 어려움에 처한 여학생들과 사회의 격차를 더 벌어지게 했다. 이전 보다 더 많은 여학생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OECD국가 중 여성 교육률 1위 국가이다. 또, 유리천장은 붕괴되었다. 현재 많은 여성 인재들이 사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치안과 여성인격 존중도 단연 돋보이는 나라다.
하지만 사각지대의 아이들은 자신과 해당사항이 없다고 생각한다. 너무도 어린 나이부터 자존감이 바닥이 된 일상이다. 당당하게 꿈을 펼칠 마음조차 갖지 못하는 것이다.
매일밤 흘리는 눈물은 언제부터가 습관이 되었다. 작은 것에도 욕심부릴지 모르는 자신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당신은 생리대 하나로 아이들의 밝은 마음과 미래에 버팀목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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