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우영이1 할머니를 위해 빈 병 줍는 우영이 할머니를 위해 빈 병 줍는 우영이 방바닥에 널브러진 고지서가 보인다. 얼마나 만졌던지 오른쪽 위 모서리가 바랬다. 매달 찾아오는 고지서에는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 적혀있었다. 언제부턴가 종이 위에는 숫자가 아닌, 지난날의 후회가 비췄다. 형광등도 잘 보라는 듯 방안을 밝게 비춰준다. 고지서에 다시 손이 다가선다. 바래진 부분을 찾아간 손가락이 지장을 찍듯, 종이를 지그시 누른다. 잠시의 정적을 깨는 소리가 들린다. "할머니~!" 반달눈을 한 소년이 웃고 서있다. 어깨에 들쳐맨 책가방이 묵직해 보인다. 공부도 열심히 하는 듯하다. 한편에 책가방을 내려놓은 소년은 "할머니"를 외치며 뛰듯 다가섰다. 잘못하다간 몸을 부딪힐 기세다. 고지서를 보던 사람은 할머니였던 것이다. 다가선 소년은 손자 우영이였다. 우영이.. 2024. 2. 11. 이전 1 다음